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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나서 한참뒤에, 그리고 이제 겨울바람이 익숙해지는 지금에서야 스물두살의 가을길이 생각이 났더랬다.가을을 앞에두고, 막 내 손에 들어온 로모를 손에 들고 저곳에 갔었더랬다.난 어딘가 바람을 쐴 곳이 필요했고, 이왕이면 철길이 있는 곳을 가고 싶었다.내가 청승맞은 얘기를 해도 "왜 그러냐~" 하고 웃어줄 친구가 필요했고,내가 이것저것 들춰내서 화나게 해도 그냥 말없이 웃어줄 친구가 필요했고,나에게 듣기 싫을 정도로 솔직한 말을 뱉어줄 친구가 보고 싶었더랬다.처음으로 가슴 깊이 느끼던 『가을』속에서 스물두살의 내 가슴은 아무말이나 막 끄집어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그리고 그 아무말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줄 친구가 필요했었던 것 같다.스물한살까지 내가 겪은 모든 계절을 스물두살에 다시 하나씩 되새기는 이 가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많은 경험을 하게 했다.곧게 뻗은 저 철길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아마 곧게 뻗은 저 철길이 부럽기 때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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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 12. 06.
내일이면 12월이다. 12월이라니까, 이제 정말 한해도 다 지났구나.. 라는 생각에 자꾸만 쓸쓸해진다.몇일전에 친구랑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고, 친구를 전철에 태워 보내고, 난 버스를 타러 나왔는데 그냥 좀 걷고 싶었다. 추운날 왠 청승인지... 그냥 걷고 싶어서 20분정도 걸었다. 걷다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봤다. 올해 처음 본 크리스마스트리.내 책상위엔 작년 겨울에 내 친구가 사다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어서 일년내내 크리스마스트리를 곁에 두고, 보면서 지냈지만..그날 본 크리스마스트리는 정말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로 마음 설레이게 해 주었더랬다.가방안에 있던 로모가 이렇게 고마울수가.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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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 11. 30.
왼쪽부터 써니, 지하, 시누, 정희.. 그리고 정체불명의 아가.처음 내가 부산공주들과 인연이란 것을 맺은 건, 천군길드에 들어가면서부터 였다. 지금은 식구 같은 그런 모임이지만, 그 때 처음 내가 들어갔을 때, 천군길드의 인상은 그리 좋은 것이 아니었다. 물론 이 녀석들도 예외일 순 없었다. 더했으면 더했지.처음 이 녀석들에 대한 인상은 아주 싫.었.다.온라인이라도 처음 본 사람에게 함부로 하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하는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인데, 나보다 먼저 부산공주들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했다.『아직 어려서 그렇지, 애들은 참 귀엽다.』그때마다 난 그 사람들 입을 틀어막았다. 귀엽긴... 그리고, 난 작년에 부산에서 요 공주들과 내 친구들, 동생들하고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낯설줄 알았던 요 공주들이 보자마자 그렇게도 예쁜짓을 하더라. 옆에 달라붙어서 예쁜짓 하는데.. 안예뻐할래야 안예뻐할 수가 없다.그리고, 그 다음엔 요녀석들 보러 부산엘 다녀왔다. 이제 막 스무살에 들어서는 공주들은 참 예뻤다. 그리고 내가 언제 그렇게 요녀석들을 미워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해할수도 없고.. ^^;;;그리고 지금은 내가 요 공주들을 너무 이뻐한다. 누가 뭐라할라치면.. 나는 말한다.『애들이 아직 어려서 그렇지, 얼마나 귀엽고 이쁜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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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 11. 27.
이 사진은 허브나라에서 찍은 사진 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사진이다.나무의 촉감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고, 색깔도 맘에 들고...가을이 한창 옷을 자랑할 때 즈음, 난 dear2001사람들과 함께 가을을 찍으러 강원도로 출발했다.내가 타고 갈 차엔 내가 아는(온라인으로도, 오프라인으로도) 이가 없어서.. 사실 조금 걱정이 앞섰다.무슨 걱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하지만, 그런 걱정을 한 내가 무안할정도로 우리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시작했고, 또 많은 얘기를 했고, 마음을 나눴다.『사랑』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헤어짐]과 [집착]에 대해 얘기를 하고, 들었다.그리고,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곳으로 떠난 그 길은 나한테 잊지 못할 무언가를 남겨주었다.한없이 낯설어진 내가 너무도 인상깊게 남은 탓일까. 밤새 나눈 이야기가, 밤새 바라본 서로의 얼굴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다음번에 다시 만난 자리에선 그때의 『낯설음』대신에 다른 익숙한 정이 묻어나겠지만 말이다.스물두살에 만난 dear2001친구들의 가을은 그렇게 기억이 될 것 같다.처음만난 서초구민회관 앞부터, 주차장...그리고 성우리조트, 허브나라...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의 8시간...고마운 시간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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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 11. 22.
이게 언제쩍이더라...?내가 스물두살때라고 했던가? 할튼, 11월쯔음...메가박스에서.----------------------------얼마전에 친구랑 간 메가박스에서 난 TV에서만 보던, 카이홀맨을 만났다.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로모로 찍었다. 히힛... 카이홀맨하고 같이 사진도 찍고... 메가박스 안이 너무 어두워서.. B셔터때문에.. 잘 안나올줄 알았는데... 이힛..열심히 박수홍 춤을 추던 카이홀맨...너무 귀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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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 11. 21.
『종이학 천개를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데』 내가 아주 어렸을 때, 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나는 이모가 하는 말은 다 믿었었다. 그 때 아주 큰 어른이었던 우리 이모는 저녁이 되면, 방안 한가득 알록달록 포장지를 차곡차곡 짤라서 종이학을 접었더랬다. 어린 나한테 종이학을 접는다는 건 아주 대단하고도 낭만적인(나름대로) 일이었다. 특히나 천개를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에.. 하루에 10개씩 접으려고 마음 먹었던 나는 1000개를 접는 사람이 실제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다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초등학교 4학년으로 올라갈 때, 친구들이 내 성적표에 찍힌 반 배정을 보고는, "어! 너 현종이랑 같은 반이네~? 야~ 너무 좋겠다!" 이라고 하나 같이 떠들어댔고, 초등학교 때 인기 좀 있었던 나는(-_-) 속으로 생각했다. 『얼마나 잘났길래, 애들이 이 난리야~』 그리고나서, 그 유명한(-_-) 현종이랑 나는 짝이 되었고, 애들한테 들은바대로 솔직히 멋진 놈이었으나, 책상위에 그어 놓은 선을 넘어갈 때마다 내 물건을 다 지꺼로 만들어버리는 그 못된 성질에 난 정말 걔가 싫었다. 그런데, 이 일을 우째! 5학년에 올라갔는데 또 같은 반이랜다. 하지만 그 애는 전학 온 다른 친구랑 짝이 되었다. 밉기만 하던 그 녀석이 다른애랑 웃고 장난치는걸 보니까 어찌나 배가 아프던지... 아! 미운정이 더 무섭다더니... 그날 부터 나는 종이학을 접었다. 당연히 소원은 『현종이가 나랑만 놀게 해 주세요.』 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접고, 밥을 먹으면서도 종이학을 접고, 자기전에 또 접고.. 온갖 정성을 다 들여야 소원이 이뤄질 것 같았다. 꼭 이뤄질 것 같았다. 그런데, 일주일 접고 나니까 이모가 위대해 보였다. 이걸 어떻게 천개나 접었을까 싶어서... ^^;; 그래서 난 그만 접기로 했다. 이런건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다른 애랑 놀아야지. 라고 생각하면서...그리고 몇달이 흐른 어느 날, 학교에 갔는데, 이게 왠일인가. 학교에 소문이 쫙~ 퍼졌다. 현종랑 ++랑 서로 좋아한데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후다닥 들어온 나는.. 다시 종이학을 접기 시작했다. ㅡㅡ;; 그리고, 학교는 겨울방학을 했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물론, 종이학도 다 접었다. 문제는 그 천개의 종이학을 그 친구한테 줘야 소원이 이뤄지는 건지, 내가 가지고 있어야 되는 건지를 몰랐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나오라고 했다. 나는 그때도 워낙에 왈가닥이었기 때문에 남자애들하고 맨날 야구하러 다니고, 탁구치러 다녔기 때문에 그 친구랑도 연락을 잘 하고 있었지만, 그 날은 어찌나 쑥쓰럽던지...중간쯤에서 만나서 나는 천개의 종이학을 내가 만든 데코레이션 박스를 담은 검은 비닐봉지(--;;)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한마디 했다."크리스마스 선물, 너한테 처음 주는 거야." 5학년 끝날 때였는지, 졸업하기 전 크리스마스였는지... 그 기억은 분명하진 않다. 그리고 소원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 때 그 종이학을 건네주던 그 길은 똑똑히 기억한다. 지금은 아주 많이 변했지만...그 친구는 이제 군인이 돼었고, 난 이렇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한 마음 한 가득이지만, 우연인지... 동창회 때마다 엇갈려서 보지를 못했다.그 친구는 그 종이학을 아직 가지고 있을까?그 종이학을 준 사람이 나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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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 11. 19.
처음 혼자 어디든지 다니기 시작한건... 초등학교 5학년 쯤이었던 것 같다.유난히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또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아빠를 흠뻑 닮은 덕분에 난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 편이다.그게 어디든지...중학교 2학년 때 이후로 혼자 겨울을 보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니.. 그렇다.그것도 내내 한사람과 같은 겨울을 보냈었다.7년전에 만나서... 3년동안 외사랑을 하고, 그 뒤로 3년은 함께였고... 그리고 이제 다른 곳을 본지 1년이 지났다.죽을 것 만 같던 작년 여름도, 다시 만나고, 헤어진 작년 겨울도... 그냥 빛이 조금씩 바래가면서 지나왔다.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모두다 처음 해 보는 거였다.혼자 지내온 봄도, 여름도, 가을도..그리고 이제 겨울... 너무 낯설고, 너무 신기하기만 하다.이런 계절이 있었구나... 봄은 꽃이 피는 계절이며, 여름은 열매가 익는 계절이며, 가을은 추수하는 계절이고... 겨울은 다시 올 봄을 기다리는 계절임을...스물두살에서 스물세살이 넘어가는 2001년에 와서야 알았다. 그리고 스물두살의 마지막 계절인 겨울이.. 이렇게나 춥고 시리다는 것도...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타는 계절...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계절이라... 외롭고, 걱정이 앞선다.그래도 나 잘 지낼 수 있겠지? 지난 봄, 여름, 가을을 보냈듯이 말이다.앞으로 올 2002년의 새로운 계절들은 더 익숙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고... ^^이제는 혼자 찍히는 사진이 별로 어색하지도 않고, 혼자 타는 버스가 당연하다고 생각이 되고, 혼자 걸어 가는 길이 외롭지 않다.이렇게 또 1년이 지나면, 익숙해질까.빛이 바랜 그 마음에 다른 마음으로 덮어쓰기를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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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사랑이라는 감정, 참 알다가도 모르겠는 것, 그거 아니겠어요?'오늘부터 누굴 사랑하자'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오늘부턴 누굴 사랑하지 말자'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자기도 모르게 누군가에서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그러다 덜컥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빠져나갈 길을 잃어버리는 게 때론 사랑이란 거잖아요.서핑을 하다가 영화 '물고기 자리'의 영화평을 읽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했다.스토커의 행위를 두둔코자 하는 마음은 없지만...채 꽃잎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아프게 꺽여 버린 안타까운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여기에,이곳에도 많이 있을 거란 생각이 자꾸 마음을 아프게 한다.내 사랑의 몫이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랑 또한 빛깔이 다를뿐 소중한 것은 매 한가진데...그 마음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참사랑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노희경/'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중에서..)우리 사랑은 할 수 있을 때, 눈이 부시도록 사랑하기로 하자.저 사람이 날 사랑할까, 내가 저 사람 마음 속에 얼마나 자리를 차지 하고 있을까.. 하는 고민은 자신 없는 사람의 몫이다.나를 아껴주는 사람과 소중하고 예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그 것 또한 신이 우리에게 준 축복이 아닐까.영화를 보고나서 잡지를 읽었는데 이미연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사람들은 사랑하면서 늘 발을 빼낼 준비를 한다구요.사랑에 두 발 담그지 못하고, 늘 한 발을 빼놓고 여차하면 나머지 한 발 마저도 빼버릴 준비를 한다구요.그러나 애련은 행복한 여자라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한 남자만을 사랑할 수 있었으니까,'사랑이 길을 잃었지만 그 사랑을 안고 죽을 수 있었으니까'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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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1. 03. 29.
사람들은 원하지 않을 때도 거짓말을 하거든.체계적인 거짓말과 애매한 말이 사소하고 우연한 진실의 빛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순수한 진실은 간과한 것에서 나오는 법,사람들은 무심코 말을 내뱉거나 사소한 실수를 하는 법이지.지희가 아주 오랜만에.. 닮고 싶은 에스라언니 집에서 밑줄을 그었습니당. 에스라 언니가 밑줄 그은 것 중에서~ 지희가 또 밑줄을.. 헤헤헤~ 거짓말이란 건 무책임한 사람이 하는 거 같아요. 입밖으로 한번 나온 말은 더이상 '너와 나만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걸까. 주어 담을 수도 없는 걸. 어쨌든, 그 사람이 의도한바였던지(사실은 의도했을 거란 생각이 더 많이 드네요.), 아니었던지.. 겁쟁이 같이 자신의 상처와, 자신이 받을 상처에 겁먹어 둘러댄 말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상하게 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사람. 왠지 안쓰럽단 생각이 드네요. 이제는. 자신은 스스로를 순수하다 표현하지만... 그 말속에 비친 어리석음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마도 그 사람이 내게 보여준 모습은, 다른 사람을 통해 본 그 사람의 모습은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겠죠.일일이 찾아가 설명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왠지 억울하단 생각은 드네요. 화도 좀 나고.. 그리고 언젠가 빤스오빠가 한 그말 생각납니다. 무시하라던 그 말이.. 남의 마음에 얼마나 생채기를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건지. 요목조목, 똑똑 부러트리는 재미가 어떤지 물어보고 싶네. 뭐, 겁이 많은 사람이라니까.. 아마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이겠죠. 상처 입지 않으려는... 스스로를 보호하려다 친 가시에 어쩌다 내가 걸린 거겠지. 그 가시에 다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그대는 참 어리석네요. 차라리 잔인하더라도 솔직한 사람이 좋은데,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의 모습이 다른거..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 주는거.. 자신의 상처가 겁이 나서, 남에게 상처를 준다?! 그냥 웃음만 나네요. 다행이네요. 그래도 친구는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 건방진 당신의 첫인상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니까.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할 건 아니지만, 첫 인상에서 좋지 못한 인상을 주는 사람은 끝까지 그렇다는 거 알게 해 줘서 고맙다고 해야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아직 그 건방진 가시를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일일이 순수하고 건방진 가시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없음이 마음 아프네요.한가지, 나도 건방진 가시를 하나 내 보이자면,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자신이 다치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가시를 던지거나, 생채기를 내는 일 더이상 하지 말았음 좋겠군요. 그로 인해서 자신의 상처가, 허물이 얼마나 감싸질지는 모르겠지만, 결고 그 상처가, 허물이 아물진 않을겁니다. 속에서 곪을테니까. 새.옹.지.마.. 기억해요.내가 졌습니다. 앞으론 제가 부딪치지 않도록 노력하죠. 당신 가시에 찔려 넘어질 일이 아득하니까. 이제부터 난 그 버릇 없는 가시를 어떻게 빼내야 되는지 고민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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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0. 12. 07.
모처럼 유니텔을 키고 여기저기 쑤석이다가, '첫눈조심'이란 제목에 눈이 끌려.. 클릭했는데.. 읽으니까.. 왠지 슬퍼지네요. 이게 어른이 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구요. 눈이 오는 것에 마냥 좋기만 한 것과, 눈이 오고 난 후 그 질퍽거림을 걱정하는 일.. 지희는 아직 눈이 오는 것에 마냥 좋기만 한데요. ^^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요즘들어 '첫눈 조심'이라는 안내판이 고속도로 진입로마다 하나씩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첫눈 올 때 도로가 미끄러우니 방심하지 말라는, 운전자들을 향한 교통부 당국의 경고성 당부인 건 알지만, 저는 그 '첫눈 조심'이라는 말에 왠지 모를 비애감마저 느낍니다. 좀 어색하기는 해도 '초설 조심'이라든가, '첫눈 대비'와 같은 말로 써놨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게 바로 첫눈을 아끼려는 저 같은 낭만주의자들의 조잔한 심산인 것입니다. 채 쌓여보기도 전에 금세 녹아 없어져버리는 탓에 싸드락싸드락 밟아볼 맛은 없지만서도 첫사랑 같은 감미롭고 아삼삼한 추억을 떠올리며 그냥 맞아도 보고 싶어지는 게 바로 첫눈이 아니던가요. 헌데 그 기다려지는 설레임 뒤에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적인 단어가 결합됨으로 인해 첫눈에 대한 낭만적인 상상력을 모조리 거두어가는 말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개 조심, 낙석 조심, 맨홀 조심, 날치기 조심 등등의 그 '개, 낙석, 맨홀, 날치기' 같은 저급(?)한 단어와 '첫눈'을 동일한 맥락에 위치시켜야 하니 말입니다. 영하의 계절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그 어떤 잊지 못할 손님처럼 문득문득 반갑게 기다려지는 첫눈을, 교통사고를 유발시킨다 해서 조심해야 하다니 드라이브고 뭐고 운전할 맛이 싹 가십니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공해로 인해 대기온도가 해마다 상승하면서 첫눈 오는 시기도 그만큼 늦어지고 눈 구경도 그리 흔치는 않아진 듯합니다. 그 결정의 순도 또한 지방의 그것에 비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여 낭만이라는 게 점점 실종되어 가는 시대의 대표 도시로 전락해가고 있는 서울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삼류 로맨티스트 행세라도 할 수 있어 좋았는데... 미끄러워질 도로 사정만 조심하라는 거겠죠? 반가이 내리는 첫눈까지 조심하라는 건 아니겠죠? 그 어떤 사연처럼 우리네 가슴에 항상 따스히 내려줄 첫눈... 그 영상의 온도를 가진 첫눈을 저는 조심하지 않은 채 마냥 기다릴 것입니다. <생각하나(이동혁)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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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0. 11. 27.
나랑 생김생김부터 다른 사람의 맘을 100%, 아니 50%라도 이해하고 있다는 말은 난 믿지 않는다. 적어도 20년이 넘는 시간을 각기 다른 환경속에서 생활을 했고,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의 것이다. 그리고 다들 나는 아니라고 말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돌아보면, 분명 나만 피해를 받은 것 같고, 나만 아픈 것 같다. 나만 마음이 아프고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인가보다. 그리고.. 사람이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그게 당연한 거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게 서운함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만큼이나 우리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도...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비단 한가지 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웃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은 태연하고 아무렇지 않을 거라.. 사람들은 쉽게 단정짓고, 거기에 또 다시 서운함과 피해받는 느낌이랄까, 손해보는 느낌이랄까.. 나만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퍼다 준 것이라는 웃지못할 광경이 벌어진다. 이해하는 것과 무관심한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양보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곳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언제나 그렇지만.. 내가 쓴 글은.. 두서가 없다. 화가 난다. 그리고..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프다. 그리고 서운하다. 어제까진.. 참을만 했는데.. 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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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0. 10. 20.
내가 그 사람의 마음 중 얼마만큼을 차지하고 있을까.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어느 자리에 자리잡고 있을까.이 얼마나 부질없는 생각일까.그럼 반대로 물어보자.그 사람은 내 마음의 얼마만큼을 차지하고 있을까.그 사람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어느 자리에 자리잡고 있을까.이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저 위에 있는 물음이 필요 없다.중요한 건 내 마음이 아닐까.적어도 내 생각엔 그렇다.내가 이만큼 줬기 때문에 저 사람의 마음을 이만큼 받아야 된다는 산수가 아니니까.5%의 마음을 주고 10%만큼 돌려 받고.. 그 사람 맘 속에 내가 있어야만.. 그 속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속에 내가 없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한 일인줄 알고 있다.하지만 그 아픈 마음은 내 몫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그 그리움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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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0. 10. 09.
10월 10일은 그림이 생일이다. 내가 그림이랑 인연을 맺은지.. 5년이 넘었다. 그 녀석 생일이 벌써 4번이나 지나갔다.나보다 한살 어린 아이. "아이"라고 부르기에 딱 어울리는 녀석. 그림이는 말이 없다. 자기 생각을 잘 말하지 않는 답답한 녀석이다. 하지만 난 그런 그림일 참 좋아한다.무뚝뚝하기 그지 없는 아이지만... 누구보다 깊은 정을 가지고 있는 아이니까. 그리고 그 녀석이 이제 슬슬 자기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정말 신나는 일이다. ^^언제였지? 얼마전에 그림이가 문자로 "언니, 필통하나만 사주세요." 라고 말했다. 그걸 보는 내 기분이 왜 그렇게도 신이 나고 좋았던지... 문득 그 녀석이 날 안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내가 오케스트라 연습하는데.. 두어시간을 아무말 안하고 기다렸던 생각이 난다. 그 때 그림인 짧은 컷트에 가까운 단발머리였다. 그리고.. 4년이 조금 넘게 지난 지금 긴 생머리를 하고 있다.그리고.. 그 머리 길이 만큼이나, 까만 그 머리카락 만큼이나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다.내일이 그림이 생일인데.. 어제 우린 즉석사진을 찍기 위해서.. 우린 케익을 하나 샀고.. 기분 좋게 생일 파티를 했다. 사진 한장에.. ^^;제일 왼쪽은 용애, 가운데는 지희.. 오른쪽은 그림이다. 그림인 아직 생일이 안 지났으므로.. 아이스쵸코 마시고, 내 친구랑 내가 그림이 대신(정말 대신.. ^^;;) 맥주를 한잔씩 했다.그림아! 생일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마음 깊이 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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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에 다녀왔다. 뭐.. 고등학교 때에도 많이 갔었는데.. 졸업하고 나서, 것도 회사 언니의 결혼식이라..낯.설.었.다.축의금을 해야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액자를 하나 샀다.신혼 집에 걸어 놓을 이쁜 액자를 하나..생각보다 조금 늦게 예식장에 들어갔다.신부는 역시 예.뻤.다. 나도 신부가 되면 예쁠까? ^^결혼하는건 그 언닌데.. 왜 내 맘이 싱숭생숭 해지는 걸까..시집갈 나이가 된걸까.. ^^ㆀ애써 눈물을 감추고 웃으려는 언니 얼굴에 행복이 정말 가득! 담겨 있었다.내가 결혼을 한다면 그런 행복한, 사랑이 가득한 얼굴이고 싶다.뭐.. 어떤 신부가 불행하겠냐만은 말이다.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하는데.. 신랑은 큰절을 했고.. 신부는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근데.. 신랑은 왜 큰절을 하는거지?나중에 내 신랑이 큰절하면.. 나두 큰 절해야지. 두 사람이 만나고, 같이 살고.. 난 자신 없다.나 하나도 제대로 감당못하고 있는데.. ^^;아님.. 날 잘 챙겨주는 사람을 만나야 되는 건가.. 힛..오늘 언니의 결혼식은 나에게 좀 남달랐다.어떤 게 어떻게 남달랐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주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결혼식이었으니까.21살.. "결혼"에 대해 생각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다만 나중에 내 손을 잡고 들어갈 내 신랑은 내가 마음 깊이 사랑하는, 나를 마음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었음 좋겠다.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서 우리 둘이 머리가 하얗게 변했을 때도 두 손 잡고 걸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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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0. 10. 03.
TV에서 보는 직장생활은 주로 일을 하는 모습보다는 여자들이 차별대우를 받는 장면들이 주를 이룬다. 근래에는 좀 줄었지만 말이다.내 머리 속의 직장생활은 참 생각하기 싫을 만큼 끔찍했다. 직장상사 혹은 동료라 해도 남자 직원들이 여직원들에게 커피나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고, 그에 따라 그저 여자는 커피나 나르고 펙스나 챙기고, 복사하는 등등 기타 이런 일들을 하며 불평등이네 어쩌네 하는 것이 직장생활인 줄 알았다.아직 첫 직장이라 내 짧은 시각으로 비춰본 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직장생활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딱 부러지게 말하자면 커피 심부름이라 이름 붙일 일이 없다. 각자 알아서 커피나 녹차 등등의 자기 취향에 맞는 대로 '스스로' 한다. 물론 외국에서 중요한 손님이 오셨을 경우엔 예외다. 하지만 딱히 여자 직원들이 커피 심부름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때 팀장님 눈에 띄는 아무개가 커피 마담이 된다.평등이네, 불평등이네 TV보면서 한참 열을 올리던 나였는데 사뭇 진짜는 그렇지 않다는 걸 몸으로 느낀다. 뭐든지 '스스로'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인지라 남이 해 주는 것에 약간의 부담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우연일지라도 같이 티타임을 갖기라도 하면 과장님들은 인사말일지언정 "내가 탈게."라고 한다. 꼭 커피를 타주고 복사를 해 줘서 맛이 아니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TV에서 보이는 것처럼 더 이상 여자는 "약자"가 아니다. TV에서 보던, 그리고 내 머리 속에 있던 그림에서는 여자는 억울한 처우를 받아도 회사를 당장 그만둘 수 없어서 치사하지만 참고 다녔다. 내 이런 상상을 단 한번에 깨뜨린 우리 언니들.. "이런 처우를 받을 바엔 회사 안 다녀." 라고 또박또박 외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내가 길지 않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언니들은 그랬다. 내가 가진 능력에 대해 외칠 수 있고, 내 요구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어느 곳에서든지 바른 자세로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해 예의를 갖추는 모습. 난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나 자신한테 자신을 갖는 것,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비롯된 당당한 모습들은 커피 심부름을 하더라도 전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물론 간혹 정말 간 큰 분들이 계시지만 재치 있게 넘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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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0. 07. 04.